나가사키 시 서쪽에 있는 표고 333m의 이나사 산은 결코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나가사키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나가사키의 야경 장소 중 하나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 이나사 산 기슭에 있는 이사나 지역에는 나가사키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묘지가 있는데, 에도시대 말기부터 메이지에 걸쳐 러시아 해군의 기항지였던 적도 있어서 국제적 색채가 짙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고신지 절의 국제묘지에 가면 중국인, 네덜란드인, 러시아인, 포르투갈인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의 묘역을 볼 수 있습니다.

  나가사키 시립 이나사 초등학교는 이나사 지역의 비교적 표고가 낮은 경사면에 있고, 2022년에는 창립 140주년을 맞이한 역사 깊은 초등학교입니다. 폭심지로부터 1.9km 위치에 있는데, 철근콘크리트로 된 교사가 있었기 때문에 창문의 유리가 깨지고 틀이 안쪽으로 구부러지는 등 변형되었으나 교사가 무너지는 것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택이나 지역에서 학생 및 직원 10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운동장 한 귀퉁이에 있던 이 녹나무는 피폭으로 인한 피해를 견뎌내고 건강을 회복하여, 한때는 파랗게 무성한 가지가 운동장 펜스를 넘을 정도였지만, 2011년 겨울쯤 고사했습니다. 그러나 이나사 초등학교 아동들의 평화 학습 교재로서 활용되고 있어서, 현지에서 보존 조치를 취한 후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 녹나무의 옆에는 '2세'로 보이는 녹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피폭 수목 2세가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고 태어난 것은 이 나무 뿐입니다.

  '삶'과 '생명'에 대해서 수목을 통해 인간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나무입니다.